신년사
안녕하십니까.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 이사장 박종혁입니다. 2026년 병오년 새해를 맞아 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 회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마다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리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는 장애인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 장애인 당사자와 보건의료인이 다학제적으로 함께하는 국내 유일의 단체입니다.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협의회는 다학제 장애인 건강주치의팀 사업, 장애인 건강연구 확산 사업, 예비 보건의료인 및 예비 교사를 대상으로 한 건강권 교육 사업, 장애인 단체와의 협력·연대 사업 등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활동들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어느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결과입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회원 여러분과 임원진, 그리고 장애인 단체들의 연대와 협력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든 회원 여러분과 임원진, 그리고 함께해 주신 장애인 단체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6년은 장애인 건강권 보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이 수립되고, 장애인의 포괄적인 건강관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시점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또 지역사회에서 일상을 살아갈 때에도 어디에서든 건강할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보건의료에 접근할 권리 역시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장애인이 보건의료 체계에서 배제되거나 분리되어 건강권과 의료 접근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올해 국가 수준의 장애인 보건관리 종합계획이 시행되는 만큼, 모든 장애인이 차별 없이 건강을 누릴 수 있는 장애 포용적 보건의료 시스템이 구축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올해 3월부터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됩니다. 다만 법 시행 첫해인 만큼, 지자체로 내려가는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노인 돌봄 중심의 사업으로 운영될까 우려됩니다. 이에 협의회는 보건복지부 및 장애인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돌봄통합지원 체계에서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협의회 회원 여러분과 임원진 모두가 힘을 모아, 장애인 또한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며 필요할 때 적절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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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2026년 새해에도 모든 회원 여러분의 건강과 가정의 화목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협의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1월 15일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 이사장 박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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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어둠’, 그 너머의 스펙트럼
박혜수(한림대학교 글로벌프론티어리서치센터 자문위원)
사람들에게 시각 장애인에 대해 물으면 대개 비슷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짙은 선글라스, 흰 지팡이, 점자,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 하지만 시각 장애의 스팩트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다양합니다. 빛만 감지하는 사람, 전체가 뿌옇게 보이는 사람, 혹은 시야의 중심부만 보이는 사람, 특정 밝기에만 보이는 사람 등. 요컨대 백 명의 시각 장애인이 있다면 백 가지의 서로 다르게 보이는 세상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앞서 언급한 한정적인 모습으로 시각 장애인을 상상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시각 장애인을 영화나 드라마 등 미디어에서 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디어 속 장애인은 대체로 극적으로 표현되곤 합니다.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동적인 존재거나, 혹은 장애를 극복한 대단한 존재로 말입니다. 장애를 너무 심파적으로 다루거나 비현실적으로 미화하는 것은 오히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편견에서 벗어나 장애를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장애를 다루는 기본적인 용어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은 ‘장애자’ 나 ‘장애우’가 아닌 ‘장애인’입니다. 장애자는 ‘놈 자(者)’ 자를 써서 비하의 느낌을 주고 장애우는 ‘벗 우(友)’ 자를 사용해 스스로 주체가 되지 못하고 도움 받아야 할 친구로 규정짓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장애가 없는 사람을 지칭할 때에는 ‘정상인’, ‘일반인’이 아닌 ‘비장애인’으로 통일하는 것이 옳습니다. 더불어 장애인의 신체적 특징을 비하하는 관용구들도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벙어리 장갑은 엄지 장갑, 장님이나 애꾸눈은 시각 장애, 앉은뱅이 책상은 좌식 책상이 보다 적절한 표현 방식입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장애가 치료해야 할 질병이 아닌 개인이 가진 특성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보완해 나가는 삶의 일부로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따라서 ‘장애를 앓다’가 아니라 ‘장애가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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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의료적 모델에서는 장애를 개인의 비극이나 책임으로 간주하고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지면서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 또한 의료적 모델이 아닌 사회적 모델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모델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정보 접근에 취약한 원인이 시각의 기능적 면이 아닌 청각이나 촉각과 같은 대체 자료의 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장애의 원인을 장애인을 둘러싼 환경과 차별에서 찾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일상에서 시각 장애인을 만났을 때 필요한 것을 먼저 묻거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도 시각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무작정 팔을 잡아끌기보다 ‘도와드릴까요?’라고 묻고, ‘2시 방향에 출입문이 있어요’, ‘지금 계단이 시작됩니다’처럼요.
마지막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비장애인들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스마트폰의 다크 모드나 음성 기능도 그중 하나입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시각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이러한 것들은 최근 무릎이 아픈 어르신들이나 유아차를 끄는 부모님들, 운전을 하며 눈이 피로한 사람들이 보다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장애인을 배려하는 사회는 결국 모든 사람에게 더 편리하고 친절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정상이라는 기준을 지우고 다름을 존중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이 글이 여러분이 앞으로 만날 다양한 유형의 시각 장애인을 이해하고 장애에 대해 고민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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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기고 · 인터뷰 지난 한 달간 발표된 장애인 건강과 보건의료에 관한 협의회 회원의 기고나 인터뷰를 선별하여 싣습니다. 회원과 독자의 제보 환영합니다. (kahcpd@gmail.com)
김규철의 내일의 눈
김규철 님은 내일신문 기자로 우리 협의회 홍보 이사입니다.
서인환의 회초리서인환 님은 장애인인권센터 대표 이사로 우리 협의회 부회장입니다.
조주희의 기고문 조주희 님은 총신대학교 교수로 우리 협의회 교육 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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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 소식
- 장소: 여의도 이룸센터 지하 1층 누리홀
- 일시: 2025년 12월 19일(금) 13:00~17:00
- 주제: 장애인 의료 접근성과 건강권 -- 실천과 정책의 현주소(동영상)
- 장소: 여의도 이룸센터 지하 1층 누리홀
- 일시: 2025년 12월 19일(금) 17:00~18:00
- 일시: 2025년 12월 23일(화) 12:00~13:00
- 주제: 장애인의 폭력 피해와 건강 영향(동영상)
2025년 제19회 한국장애와건강포럼(예정)
- 일시: 2026년 1월 22일(화) 12:00~13:00
- 주제: 고령화 장애인의 장애 유형별 건강 결정 요인과 경험(YouTube 채널)
보건복지부·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 간담회(예정)
- 장소: 보건복지부 세종 청사
- 일시: 2026년 1월 30일(금)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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