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동구의 끝자락에 위치한 안심마을은 2007년부터 안심1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 공동체 기반 생태계가 풍부한 곳이다. 이 지역에서는 일찍부터 주민들이 자신의 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마을 도서관을 설립하고, 이후 공동 육아 및 마을 교육, 장애인 돌봄, 먹거리와 마을 문화 등 다양한 생활의 필요와 욕구를 마을 자치로 실천해 왔다. 그 계기는 2003년에 장애 통합 어린이집 이주, 2008년에는 ‘반야월 행복한 어린이 도서관 아띠’를 주민 스스로 기금을 모아 개소하면서 본격적인 마을 공동체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 이후 16년 동안 안심마을에는 초등 방과 후 마을 학교, 로컬 푸드 매장, 카페, 마을 식당, 반찬 가게, 마을 책방, 자립 생활 주택, 공유 주택, 햇빛 발전소, 마을 방송국, 발달장애인자립지원센터 등 25여 개가 넘는 마을 공동체 조직이 생겼으며, 상당수는 법인격을 갖추고 있다. 안심마을 전체로 100여명의 활동가와 협동조합 직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각종 마을 공동체 활동에 연인원 2,000여명의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안심마을 내 협동조합 가게에는 현재 20여 명의 발달 장애인 청년들이 마을 일자리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안심마을은 초창기 공동체 기반을 만들어 온 주민들이 점점 중년 세대에 접어들고 있다. 그래서 후대 세대를 위해 마을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의 욕구를 반영한 문화 공동체 형성, 그리고 50플러스 세대의 인생 이모작 활동과 이웃 돌봄 등으로 고민이 확장되고 있다.
안심마을이 앞으로 만들어 갈 ‘마을 통합 돌봄’의 미래가 어떻게 진전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여전히 현재 마을내 다양한 공동체가 네트워크 구축하며, 진화하고 있다. 안심마을은 협동조합과 기관들이 참가하고 있는 상설적인 협의 기구인 ‘인권, 자치, 협동을 지향하는 안심마을 사람들’이 2019년 창립되어 마을 내 소통과 사업 집행 등 사람 중심 네트워크를 통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며 소통하고 있다.
안심마을은 마을 공동체 활동 방향으로 하고 싶은 사람이 먼저 나서게 하고, 옆에서 같이 돕고, 일상 속에서 신뢰를 만들어 가고, 다양한 목소리가 마을 내에서 공존하는 것을 지향한다. 안심마을은 19년 동안 마을이란 생활 공간에서 돌봄 생태계를 구축해 가며 ‘내가 살아가면서 마을에서 필요한 생활 인프라를 마음 편하게 이용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살아있는 마을 공동체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마을 공동체 돌봄은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미래 정책이다
마을 돌봄 정책의 전환은 단순히 제한된 물리적 환경 속에서 가족 돌봄을 누군가 대신하거나 돌봄 부담 비용을 경감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생활 공간에서 돌봄 권리의 주체로서 주민 당사자가 보편적 욕구를 실현하는 ‘사회권’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전국의 마을 공동체 만들기 활동은 오랫동안 ‘아이부터 어른까지 내가 사는 곳에서 행복한 삶을 일구어가는 마을’을 꿈꾸며 활동해 왔다.
한국은 새로운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과정에서 지방 정부 차원에서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읍·면·동 생활권 단위의 돌봄 통합 지원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역사회 주체로서 공동체가 주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앞으로, 마을 공동체는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사회적 돌봄망을 촘촘하게 만드는 상상력을 가지고, 다양하고 개방적이며 편견없이 마음을 모으고, 공동체 가치와 사람을 중심에 두고 제도가 작동하지 않는 틈을 더 세심하게 살펴나가야 한다.
마을은 앞으로도 통합 돌봄을 위한 공론장이자 공동체를 통해 사회적 처방을 펼쳐 갈 미래의 돌봄 공간이 될 것이다. (끝)